우드슬랩이란? 용어 정착과 대중화 과정 이야기

우드슬랩이란 통원목의 양쪽 변재를 그대로 살려 두께 70~75mm 정도로 제재한 판을 의미합니다. Live edge 또는 Natural edge wood slab이라 하며 줄여서 우드슬랩이라 부릅니다. 우드슬랩은 각자의 개성을 갖기 때문에 모든 제품이 유니크한 특성을 가집니다.

Table of Contents

    우드슬랩의 국내 보급 배경


    새로운 가구 스타일의 소개

    뉴욕과 시애틀 지역에 있는 실력있는 디자인 업체들이 자연스런 라이브엣지 가구를 현대 인테리어에 세련되게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주의의 붐과 함께 우드슬랩이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오브제 역할을 하는 내추럴한 작품 또는 제품을 놓음으로써 공간의 포인트가 되고 괜찮은 느낌을 주는 것이죠.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배경 로비 공간이 그 예입니다.

    용어의 도입

    초창기 업자들 사이에서는 우드슬랩을 ‘떡판’이라 불렀습니다. 우드슬랩이란 용어가 국내 가구 아이템에 없었기 때문에 떡판이란 말이 쓰였습니다. 우드슬랩 테이블이란 말도 통원목 테이블로 대체되던 시기였습니다.

    오스카퍼니처 네이버 블로그에도 글을 쓸 때마다 우드슬랩이란 말을 소개했었습니다. 우드슬랩이라 하면 모르는 사람이 많았기에 항상 두 가지 용어를 병기하여 사용했던 때입니다.

    한국의 우드슬랩 공식 도메인과 같은 woodslab.co.krwoodslab.kr 두 도메인도 당시에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았을 때여서 가질 수 있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우드슬랩이란 용어보다는 라이브엣지라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라이브엣지 슬랩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전문 제작자의 출현

    국내에도 2000년도 후반기부터 일부 목공가들 사이에 우드슬랩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대 초반에는 우드슬랩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업체가 몇 군데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오스카퍼니처였습니다. 몇 안되는 업체들이었지만 초반에는 북미산 하드우드인 월넛, 메이플, 체리를 전문으로, 또한 그래야 한다 믿고 제작하는 업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키워드 트렌드로 본 우드슬랩


    구글 트렌드 2010년부터 현재까지

    구글 트렌드 그래프로 조사한 우드슬랩 키워드 자료

    2012년 즈음부터 떡판이란 키워드로 검색이 시작되기 시작하였으며, 우드슬랩은 2016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검색되기 시작합니다. 우드슬랩 키워드는 불규칙적이긴 하지만 증가 추세에 있으며, 떡판이란 키워드는 점차 줄긴 하지만 아직도 검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구글에서 검색하는 키워드 볼륨이 크지 않기 때문에 대략적인 트렌드로 봐야 합니다. 그래프가 들쭉날쭉한 것은 계절마다 키워드 검색량이 달라서일수도 있지만 잡지나 언론에 이슈가 되었을 때 일시적 검색량이 많았다고 보면 정확할 것입니다.

     

    네이버 트렌드 2016년부터 현재까지

    네이버 트렌드는 최근 5년밖에 검색이 되지 않아 아쉽지만 2016년부터의 키워드 검색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드슬랩 키워드는 2016년 거의 제로에서 검색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2018년부터는 검색량이 거의 일정합니다. 단기간 일시적인 그래프의 상승 구간은 방송매체 등의 영향으로 키워드의 실시간 검색이 많아진 경우입니다.

    네이버 우드슬랩 트렌드 분석 그래프

    재밌는 사실은 아래의 그래프에서 우드슬랩테이블과 통원목테이블의 키워드 비교 그래프입니다. 2016년 초반기까지만 해도 우드슬랩이란 키워드 대신 통원목이란 단어가 더 많이 쓰였다는 것입니다. 위의 그래프와 달리 테이블 키워드로는 2018년 이후로 점차 감소했다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것입니다. 유행을 한다고 해서 급격히 증가하는 품목은 아닙니다.

    우드슬랩테이블과 통원목테이블 키워드 트렌드 비교

     

    우드슬랩 대중화 과정


    수많은 제작자 탄생

    우드슬랩 키워드의 일정한 검색량과 달리 제작업체들은 폭발적으로 많이 생겨났습니다. 키워드 조회량이 판매량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확인해볼 때 일정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훨씬 많아진 것입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겼습니다.

    저렴한 나무로 덤핑하는 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심해진 것입니다. 외국처럼 누가 더 멋지게 만드는가의 경쟁보다는 누가 더 값싼 나무로 더 저렴하게 만들어 판매하는가의 경쟁이 되었습니다. 덤핑 경쟁은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발생합니다. 뉴송이나 동남아산 원목들은 구입할 땐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보이지만 건조부터 제작까지 속성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하자가 많이 발생합니다. 주요 하자로는 휨, 크랙발생인데 휜 판은 하자 복구가 어렵습니다.

    업체가 많아지는 이유

    폭발적인 수많은 제작자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우선 만들기 쉽다는 생각입니다. 원목 도마 만들기를 원데이 클래스로 수강하여 완성하듯이 기본 개념은 큰 원목도마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보기 때문에 너도나도 제작에 뛰어들은 것이죠. 불나방이 불에 뛰어들듯 우드슬랩 한 아이템에 싱크대 업자에서부터 원목마루업자, 일반 가구유통업자들까지도 제작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렇게 단순하게 볼 것만은 아닌데 제작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전문 업체의 부재

    국내에서 수십년 목수를 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하드우드가 아닌 소나무류를 취급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월넛이란 나무도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본래 무늬목 생산용으로 수입되어 무늬목 생산이 어려운 나무들을 슬랩으로 제재하여 테이블탑으로 사용하는 정도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미산 통원목을 다루는 사람은 극히 적었습니다. 값비싼 하드우드들이 소위 ‘감자탕집 떡판’처럼 가공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전문 업체들을 두루 다녀보며 직접 그들의 제품을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들은 결과 디테일에 상당히 신경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너무도 쉽게 도마처럼 잘라서 샌딩하고 마감하는게 아니라,  하나의 우드슬랩을 커다란 목재 도화지라 생각하고 작품처럼 다듬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작은 크랙마저도 무조건 레진으로 메우는 것이 아니라 살릴 것은 살리고 과감히 없앨 곳은 날려서 내추럴하지만 동시에 깔끔한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국내에도 잘 만드는 제작자들이 있지만 10여년 동안 지켜보며 수없이 폐업하는 곳을 많이 봐왔습니다. 지금의 단가로는 그들의 인건비도 안나오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디테일하게 제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과 공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대량 생산업체의 공정은 와이드벨트샌더, 표피 그라인딩, 우레탄도장 이렇게 간단하게 끝납니다. 공정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얼리어답터 기피 현상

    2015~2017년 즈음에는 외국 유명업체의 사진을 본 소비자들이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며 우드슬랩을 구매하였습니다. 상담해보면 구매자들이 이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도 많고 스스로 찾아보며 공부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외국의 유명한 메이커 한 둘 정도는 알고 꼭 말씀하던 시기입니다.

    지금은 너무 흔해진 반면 멋진 제품을 찾기 힘들고 천편일률적인 모양과 다리 디자인 등으로 오히려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거래하던 유명 건축가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조차 꼭 필요한 공간에만 고객에게 추천한다고 하니 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드슬랩의 단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뉴송, 캘로브라와 같은 저렴한 수종의 대량생산으로 적절한 제작 과정을 생략하다 보니 건조의 문제, 마감의 문제 등이 발생합니다. 판매업체들은 각종 하자의 조건을 피해가며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고, 저렴한 물건을 사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안이하게 생각하다 막상 문제가 발생하면 분쟁이 생기게 됩니다.

    판매를 잘 하던 업체가 어느 순간 문을 닫고 다른 이름으로 다시 개업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험을 한 소비자들은 통원목으로 만든 가구가 저렴한 합판 테이블보다도 못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마케팅 경쟁으로 인한 키워드 보편화

    간혹 경쟁업체에서 동향을 묻곤 합니다. 업계에서 경쟁은 하더라도 대부분 알고 지내는 분들이기에, 또한 저는 월넛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경쟁업체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과 편하게 교류를 하게 됩니다. 가장 큰 고충은 마케팅 비용은 크지만 판매량은 저조하다는 것입니다.

    오스카퍼니처로 초창기에 네이버 파워링크(CPC) 광고를 진행했을 때 우드슬랩 키워드는 150원이 1등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4000원 정도 합니다. 지금도 80여개의 업체가 광고를 진행중이고 쇼핑광고, 네이버쇼핑, 블로그, 지식인 등 네이버의 모든 자리는 광고영역이 되었습니다. 이 덕분에 우드슬랩이 좀더 알려지고 보편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스카퍼니처에서 제작한 우드슬랩 테이블 인테리어 사진

    우드슬랩의 유행과 제작자로서 앞으로의 과제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일찌감치 2016년 1월에 작성한 뿌리공예 글에서 예상했던 결과입니다. 초기였지만 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이 Quality 경쟁이 아닌 Quantity 경쟁으로 갈 것이란 생각이었습니다. 한국인은 어느 한 분야가 괜찮다 하면 업체의 규모를 떠나 다 달려들기 때문입니다.  80년대엔 동네 목공소마다 피아노 의자를 너도나도 만들다가 지금은 전국에 두 개 업체 뿐이라 합니다.

    무엇이든 유행을 하면 관련 업체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드슬랩의 춘추전국시대에서 끊임없이 제품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출시하고 업체가 추구하는 컨셉을 나타내야 하며 또한 제작자의 스토리를 잘 브랜딩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엔 품질과 스토리가 메이커를 대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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